차 문화의 황금기 - 고려다례

『신라의 차 생활이 고려시대로 이어지면서 불교문화는 찬란한 발전을 하였다. 이와 동시에 차는 더욱 널리 퍼져 왕실 및 문인 그리고 승려 등 귀족층에까지 널리수용되었다. 고려 왕실에서는 초기부터 차가 귀중하게 씌어져다. 불교의식은 물론이거니와모든 국가의식에도 진다예식(進茶禮式)은 필수적으로 행해졌다. ‘진다(進茶)’라함은 알기 쉽게 말하면 술과 과일을 임금께 올리기 전에 임금이 먼저 차를 청하면신하가 차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진다예식이라 함은 이 때의 행해지는 제반 의식을 말하는 것이다. 


불교국가인 고려의 궁중에서는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연등회(燃燈會)와 팔관회(八關會)가 있었다. 연등회는 신라 때부터 있었으리라 추측된다. 이 행사는 고려 때 와서 연중행사중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로 자리를 잡았다. 연등회 때는 등불을 밝혀서 다과를 베풀고 음악과 춤으로 부처님을 즐겁게 하여국가와 왕실의 태평을 빌었다. 이 책에 적혀있는 연등회 진다예식의 한 예를 보면 고려시대의 진다예식이 얼마나 까다롭고 엄격하였나를 

잘 알 수가 있다.


고려시대의 차 생활은 좀더 의식화되어 고려인들의 생활 속에 뿌리 깊이 놓여 있었다. 이러한 진다예식은 연등회나 팔관회 같은 불교행사 뿐만 아니라 그 밖의 궁중의식 속에서도 허다하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왕자를 책봉할 때, 왕자나 공주가 탄생하였을 때, 군신들이 모여서 회의를 할 때, 신하가 죽었을 때, 공주가 신하에게 시집을 가는 하가의식(下嫁儀式) 때에도 반드시 진다를 하는 예식이 있었다. 궁중에서 행해지는 의식답게 그 절차는 복잡하고 격식화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