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관리자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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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金正喜)의 호는 완당(阮堂), 예명은 추사(秋史)이다. 문인, 금석학자 금석학자(金石學者)로서 뿐만 아니라 다인의 풍모와 선학자(禪學者)의 면모를 동시에 간직했던 인물로서 서화에 능했던 예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완당의 심오한 학문세계의 깊은 곳에서 맥을 같이 했던 다도의 정신, 다도의 생활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이미 귀재임을 인정받아 온 그는 파란만장한 생애 중 두 번의 유배생활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일은 그로 하여금 차를 가까이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며 차가 그의 예술이나 학문에 끼친 영향이 크다.

 

다음의 자하(紫霞)와의 일화는 안돵에게 있어서 차를 즐겨 마시는 다인의 생활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나타내주고 있다.

 

역시 차를 무척이나 즐겼던 자하가 완당을 만나

“그대의 시상(時相)은 차를 끓여 한 잔 마시는 순간에만 민묘(敏妙)해 진 듯 싶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완당은 웃으며,

“과연 그러하오, 차를 끓여 마시는 선로간(煽爐間)에서 나는 그것을 얻을 뿐이오.”

라고 대답하였다.

 

이처럼 완당은 차를 가까이하면서 차를 마실 때의 침잠의 순간을 시상과 연결지어 훌륭한 시를 지을 수 있었다. 그에게서 차를 마시는 일은 하나의 시에 대한 심오한 발상을 얻는 과정이었다. 차를 마시면서 얻게되는 조용한 명상만이 시를 짓는 일을 가능하게 하였던 것이다.